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삼성SDI의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이슈입니다. 도대체 유상증자가 무엇이고,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이렇게 시끄러운 것인지 유상증자의 개념부터 종류, 그리고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한눈에 정리해보겠습니다.
1. 유상증자란 무엇인가요?
기업이 사업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 때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① 회사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하거나, ②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③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입니다. 이 중 주식을 발행해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증자'라고 합니다.
증자는 다시 크게 무상증자와 유상증자로 나누어 지는데요,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새로 주식을 발행하고, 그 대가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회사가 돈을 더 모으기 위해 새로운 주식을 시장에 파는 것입니다.
2. 기업이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이유
기업들이 채권발행이나 대출이 아닌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원금 및 이자 상환 부담 없음
채권이나 대출은 기본적으로 부채(타인자본)입니다. 채권매수자나 금융기관에게 돈을 빌린 것이기 때문에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의무가 있지요. 반면 주식에는 상환 의무가 없습니다. 회사는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죠.
(2) 장기 투자에 유리
보통 돈을 빌리면 빌리는 기간이 정해집니다. 즉, 언제까지 돈을 갚아야 하는 상환 기간이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유상증자는 상환 기한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사업 투자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좀더 자유롭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3) 기업 신용도 제고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고, 기업의 재무 안정성이 높아져 신용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3. 유상증자의 종류와 방식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회사 이사회의 결의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이사회에서는 새로 발행할 주식수, 배정기준일, 청약일정과 모집 방식 등을 결정합니다. 유상증자는 모집 대상을 기준으로 3가지, 발행 가격 기준으로 2가지로 다시 크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모집 대상 기준
- 주주할당 방식: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여 우선적으로 주식을 살 기회를 제공합니다.
- 제3자 할당 방식: 임직원, 거래처 등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신주를 배정합니다. 특히 코스닥 기업에서 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할 때 많이 사용됩니다.
- 일반 공모 방식: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모집합니다. 대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2) 발행 가격 기준
- 액면 발행: 주식의 액면가(보통 500원 또는 5000원)를 기준으로 발행합니다.
- 시가 발행: 시장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발행하며, 할인율을 적용해 시중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발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90년대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는 대부분 시가 발행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가 발행을 할 경우 시가와 액면가액의 차액이 회사의 자본잉여금으로 적립되어 회사의 또다른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4. 유상증자가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유상증자는 기업에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기회를 제공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1) 주가 하락 가능성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회사가 발행한 전체 주식수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평가하는 그 회사의 가치, 시가총액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겠죠. 시가총액은 주식수 X 주가로 계산되므로, 시가총액이 일정한 상태에서 주식수가 늘어나면 자연히 1주당 주가는 내려가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흔히 기존 주식의 가치가 '희석된다'라고 표현합니다. 최근 발표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삼성 SDI의 유상증자 소식에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일(3/20)에 4.5%, 그 다음날 13.0% 하락했습니다.
(2) 장기적인 호재 가능성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성공적인 사업에 사용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얻은 자금을 확실한 미래가치를 가진 사업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과이므로 이 부분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겠습니다. 실제로는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이 부진한 실적을 증자로 보충해 건전성을 유지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마치며
유상증자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단기적인 주가 변동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전략과 재무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유상증자 소식이 들려올 때 이번 글을 참고하셔서 현명한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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